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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신 ; Nam Deus

TRACK. 2 용왕  [TITLE]

The God I always seek when praying for peace in my family, my own health, and good fortune. It also prays for a good harvest and good fishing. This track takes listeners to a place that exists somewhere deep in the east coast of the sea to worship a real god.
Feel yourself s​inking into the water quietly.​
가정의 평화와 자신의 건강, 재운을 빌 때 항상 찾는 신이 < 용왕 >이다. 풍년과 풍어를 기원하기도 한다. 이 트랙은 실제 용왕을 모시러 동해안 바닷가 깊은 곳 어딘가에 존재하는 < 용궁 >으로 청자들을 안내한다. 고요하게 물 속으로 침잠하는 자아를 느껴보시길.

한국 국악 크로스오버의 또 다른 지평 : 
루츠리딤 『別神』


루츠리딤은 『영남 Vibe』(2019)를 내놓으며 주목받았고 싱글 「샤먼록」(2020)을 거쳐 『문』(2020) 을 내놓았다. 지금까지 국악크로스오버가 국악을 중심에 두고 현대적 음악스타일을 조화롭게 펼쳐내는 식이었다면, 루츠리딤은 국악을 포괄적인 ‘소리’라는 측면에서 접근한다. 팀의 프로듀서이자 DJ인 이광혁의 전자음악 사운드가 국악에 어울리는 맛이 독특한데, 이러한 특성 때문에 자신들의 음악을 ‘국악 트랜스’라 칭하기도 한다. 전통타악과 소리를 맡고 있는 최형석 역시 소리의 효과를 위한 소재로서 국악의 어울림에 천착한다. 이밖에도 루츠리딤은 가야금과 양금을 담당하는 고명진과 질높은 영상으로 무대를 함께 만드는 VJ 송지훈으로 구성되어 있다.

신작 『별신』은 이들의 활동 궤적과 현재의 지향이 한 눈에 보이는 작품이다. 국악과 전자음악을 자신들만의 이음새로 연결해보려는 시도는 전자음악의 지분을 높였고 여기서 드러나는 차갑고 정제된 사운드가 다른 크로스오버와 차별되는 특징이었다. 『별신』은 국악과 일렉트로니카라는 두 가지 소재의 화학적 결합을 높인 작품이다. 두 소재는 청자의 고취감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 함께 행진한다. 행진의 끝에는 관객의 감정적 카타르시스가 있다.

때문에 이 앨범을 듣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우선 마지막 트랙 「칠성」을 먼저 들어보길 권한다. 국악과 전자음악이 어깨를 걸고 다다른 종착지를 먼저 가늠해보는 것이다. 곡 전반을 지배하는 차가운 비트는 무속의 격양과 다르게 비교적 차분한 편이다. 그 반대편에서 제시되는 가야금의 끼어듦도 비교적 차분하다. 그렇게 4분여가 흐르고 징의 배음이 자리를 넓혀가면서 장구의 잔리듬이 반복된다. 그로부터 3분간이 이 앨범의 백미다. 소리 높이지 않고 구조적으로 격양을 쌓아가는 경험은 매우 세련된 흥분을 자아낸다. 국악기라기보다 90년대 트랜스 현장에 서 있는듯한 기분이다.

「칠성」을 경험하고 난 후 첫 트랙부터 시작해 다시 「칠성」에 도달하는 방법은 감상이 또 다르다. 「부정」은 문제를 제시하고 「용왕」은 흥미로운 전령들을 불러내고, 「서낭」은 『별신』의 구체성을 드러낸다. 특히 「서낭」에서 감정선이 높이 쌓이는데, 원테이크의 즉흥성이 빛을 발하는 부분이다. 순차적으로 따라온 후 듣는 「칠성」은 차분한 격양 외에도 탄탄한 내러티브를 선사한다. 앨범 전체를 보다 다각도로 보여주는 엔딩의 방식이다. 결말을 알아도 끊임없이 읽히는 영화같다.

한국 국악 크로스오버, 혹은 국악 퓨전이란 세계는 이렇게 또 다른 지평을 열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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